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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인터뷰
새내기 마라토너의 무한 레이스를 지켜보라! 이숙정 선수
게시일 : 2011-03-22 | 조회수 : 12,726
인터뷰에 앞서 서울국제마라톤에서 풀코스 데뷔전을 성공적으로 치룬 것을 진심으로
축하 드립니다. 대회 당일에 긴장을 많이 했죠? 오늘만큼은 긴장을 풀고 삼성전자
육상단에 입단한 이후 하고 싶었던 이야기를 마음껏 하시길 바랍니다. 자, 이제부터
인터뷰를 진행할게요. (웃음)
01. 입단한지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2년차 선수가 된 이숙정 선수. 여자장거리팀
사이에서 순수하고 착한 선후배로 평가받고 있던데 본인은 어떻게 생각하나요?
아직 부족한 것이 많은 저에게 좋은 평가를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열심히 하는 모습에
칭찬을 아끼지 않은 좋은 선배님들, 그리고 친구 유진이, 항상 저를 잘 따라 주는 순정이
까지 모두가 소중한 선후배입니다. 저 역시 여러분의 기대에 지지 않는 선수가 되기 위해
항상 노력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더욱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도록 늘 최선을 다하는
선수가 되겠습니다.
02. 2010년 12월부터 실시한 동계전지훈련에서 급속도로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
주었는데, 본인이 성장하는데 가장 큰 도움이 되었던 것은 무엇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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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코치님과 선배들의 아낌없는 조언과 격려가 제가 성장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 아닌가 싶습니다. 또한 미흡한 부분이 많았기에 스스로를 냉정하게 바라볼 수 있었고, 그래서 혹독한 훈련을 견딜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모든 선수들에게 관심을 갖고 흐트러지지 않도록 잘 이끌어 주시는 감독님, 코치님. 멀리서 항상 응원해 주시는 부모님. 주위에서 절 지켜봐 주시는 분들께 보답하기 위해 더 열심히 했고, 앞으도 계속 해서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 드릴 것입니다.
#. 사진설명 : 2010년 12월 동계전지훈련지인 제주 에서 트랙훈련을 하는 이숙정 선수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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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 서울국제마라톤 출전 일주일 전에 실시한 식이요법을 처음인데도 불구하고 굉장히
잘 소화해 냈다고 들었는데, 힘든 기색없이 소화해 낼 수 있었던 본인만의 특별한
방법이 있나요?
`3일간 고기만 먹어야 하는 혹독한 식이요법을 할 수 있을까?` 라는 생각에 처음엔 살짝 겁이 났어요. 그런데 식이요법을 막상 시작하니 맛있는 고기 냄새에 걱정은 없어지고, 식사 시간만 기다려 졌던 것 같아요. 평소에 음식을 가리지 않아서 웃으면서 소화해 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아직도 시합 전에 먹었던 고기가 `또 먹고 싶다` 라는 생각을 하기도 한답니다. (웃음)
#. 사진설명 : 챌린지캠프(기흥) 여자숙소에서 식사를 하는 이숙정 선수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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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 대회당일 비가 내려 다소 쌀쌀한 날씨 속에서 경기가 진행되었음에도 불구하고
2시간34분01초로 국내 3위를 차지했습니다. 추위로 체온이 내려가 기권을 하는
선수도 많았는데 풀코스를 달리는 중에 위기는 없었나요?
레이스 도중 넘어지거나 부상을 입는 등 위험한 순간은 없었지만 35km 지점 급수대에서
물통을 놓쳐 심리적으로 긴장이 많이 됐습니다. 생각지도 못한 일에 심장이 두근두근했죠.
경기 집중력이 떨어지고, 페이스 조절도 안되어 후반에는 불안정한 상태에서 달렸습니다.
그러다 보니 골인한 후에도 경기장을 벗어나기 전까지 긴장을 풀지 못했던 것 같아요.
다음에는 이번같은 실수가 없도록 주의해서 후회가 남지 않는 레이스를 펼칠 수 있도록 할
겁니다.
05. 골인 지점을 통과한 후 울음을 그치지 못했는데요. 완주했다는 기쁨에 웃었을
수도 있었을 텐데, 눈물이 났던 이유가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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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코스 마라톤 데뷔전을 치르기 위한 그 동안의 노력과 기억들이 골인 지점을 통과하는 순간 머리 속을 스쳐 지나갔어요. 고교 시절에 꼭 한국의 대표 마라토너가 되겠다는 목표를 세웠고,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피나는 노력이 필요했죠. 그렇게 힘들게 마라톤 시합에 맞춰 몸을 만들었고, 첫 도전에 완주했다는 기쁨으로 감정이 북받쳐 올라 눈물이 났던 것 같습니다. 지금 생각하니 많은 사람들이 절 보고 있었는데 부끄럽기도 하네요. (웃음) 그리고 이번 시합에서 가장 아쉬웠던 점은 조금만 더 빨리 뛰었으면 2시간 33분대에 들어갈 수 있었을 텐데 마지막까지 힘을 내지 못한 것에 여운이 남습니다. 다음 시합에는 더욱 분발해서 좋은 기록과 성적으로 환하게 웃을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
#. 사진설명 : 2011년 서울국제마라톤 풀코스를 완주하고 골인 지점에 다다른 이숙정 선수의
모습.
06. 서울국제마라톤에서 국내 3위를 차지함에 따라 5명이 출전할 수 있는 대구세계
육상선수권 대표선발이 유력해졌습니다.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풀코스 완주와
더불어 새로운 목표가 생긴 셈인데, 앞으로 어떻게 준비할 계획인가요?
우선 대구세계육상선수권의 대표 5인 안에 드는 것을 목표로 8월까지 부상없이 훈련을
소화해 낼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 경기 후반 체력을 보강하여 지구력뿐만 아니라 스피드
향상에도 주력해 상위권에 들어가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감독, 코치님의
의견을 적극 수렴하여 미흡한 점을 개선하는 것에 중점을 두고, 역량을 키워 나갈 것입니다.
아직 어리지만 저 또한 마라토너로서 세계무대에 서는 것이 꿈이기 때문에 이번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고, 저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 드리겠습니다. 꿈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는 저의 모습을 끝까지 지켜봐 주세요.
07. 현재 한국 여자마라톤을 대표하는 선수들의 데뷔기록보다 앞선 기록으로 완주를
했는데, 그만큼 잠재력이 뛰어나다는 의미인 것 같습니다. 어린 나이인 만큼
본인의 기량을 선보일 꿈과 목표가 더 많을 것 같은데, 꼭 한 번 출전하고 싶은
대회가 있나요? 그 이유는?
아직까지 한국에는 이봉주 선수 이후에 마라톤 신드롬이 생겼던 적이 없었고, 국민들의
관심이 크지 않다고 봅니다. 그래서 모든 육상 선수들이 한국 마라톤을 알리고자 세계
무대에 서는 것이 최대의 목표이죠. 물론 좋은 성적도 있어야 하지만요. (웃음)
그래서 저는 2012년에 있을 런던 올림픽에 꼭 한 번 출전하고 싶습니다. 지금 막 마라톤에
발을 내딛은 저에게는 너무나 큰 무대이지만 세계수준에 이를 수 있는 선수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큰 무대를 보고 달려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아직 꿈 많은 선수이기에 올림픽
출전과 좋은 성적에 욕심이 납니다. 그리고 한국 마라톤에 온 국민이 관심을 가질 수 있는
붐이 조성될 수 있도록 하고 싶습니다.
08. 시합 후에도 긴장이 풀리지 않아 도핑 테스트에서도 시간이 약간 지체됐었는데,
이제는 조금 홀가분하죠? 긴장도 풀리고, 그 동안 쌓였던 피로도 만만치 않을
텐데, 본인만의 피로해소 방법이 있나요?
충분한 잠이 최고의 피로해소 방법이 아닐까 합니다. 평소에도 잠이 많아 차량을 타고
이동하는 중이나 조용한 곳에 가면 눈이 감겨 졸음을 못 참곤 해요. 잠깐이나마 수면을
취하고 나면 훈련으로 고단했던 몸의 긴장이 풀려 한결 편해집니다. 그리고 당분을 많이
섭취해요. 피곤할 때 단 것을 먹으면 기분이 좋아지고, 피로가 풀리는 느낌도 듭니다. 주로
군것질 거리보다는 과일을 먹는 것이 좋아요. 체중 관리가 중요한 저에게는 간식으로
최고랍니다. (웃음)
09. 이제 막 마라톤에 첫 발을 내딛은 신참 마라토너로서 `이 선수만큼 꼭 성장해
보이겠다` 라고 생각하는 롤모델이 있나요? 그 이유는?
제가 알고 있는 마라톤 선수 중 가장 가까이서 볼 수 있었고, 한창 마라톤의 꿈을 키우던
저에게 최고의 롤모델이 된 사람은 이봉주 선수입니다. 항상 묵묵히 본인의 꿈을 향해
달리던 모습이 가장 기억에 남는 선수가 아닌가 싶습니다. 굳건한 의지와 끈기로 어떠한
시련에도 굴하지 않고 달리는 모습이 제가 가장 본받고 싶은 부분입니다. 저 역시 이봉주
선수와 같은 마라토너로 발전해 뛰어난 세계 선수들과 겨룰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지고
역량을 펼쳐 보일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
10. 아직은 새내기 마라토너에 불과하지만 더욱 성장하여 한국 마라톤을 밝게 빛낼 수
있는 인재가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숙정 선수를 지켜보고 응원하는 사람들에게
앞으로의 각오와 목표, 그리고 어떤 선수가 되고 싶은지에 대해 알려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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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노력을 아끼지 않는 선수, 최선을 다해 후회를 남기지 않는 선수` 로 남고 싶습니다. 오늘이 내가 달릴 수 있는 마지막 날이라고 생각하고 하루하루에 전력을 아끼지 않는다면 여러분에게 `어떤 선수` 가 아니라 `노력파 이숙정 선수` 로 기억되지 않을까요? 온 국민에게 여자 마라토너의 긍지와 여운을 남길 수 있는 선수가 되고자 하는 각오와 목표로 더욱 더 열심히, 한 발짝 앞으로, 최선을 다하여 마라톤 역사에 한 획을 그을 수 있는 `이숙정 선수` 가 되고 싶습니다. |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누구보다 큰 포부를 가진 이숙정 선수. 꿈을 현실로 만들기
위한 첫 발걸음은 이미 내딛었다. 아직 미완의 선수이지만 누구보다 큰 꿈을 가졌기에
성장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한다. 더불어 이러한 선수가 있어 한국 마라톤도 계속해서
발전해 나가는 것이 아닐까?
응원과 박수를 아끼지 않을 것이며, 자신감을 갖고 목표를 향해 끊임없이 달려 나가길
바란다.
삼성전자 육상단 정미애 사원(ma2233.jeong@sams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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