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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육상대회 '일본 골든게임'에서 배우자
게시일 : 2004-05-28 | 조회수 : 13,616
* 인기육상대회 '일본 골든게임'에서 배우자
삼성전자 육상단이 이번 일본 노베오카시에서 열린 골든게임에 출전을 결정한대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이 대회가 좋은 기록이 양산되고 관중이 국내 육상경기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2~3만 명이 몰린다는 점이 가장 컸다.그러면 골든게임에 대해서 한 번 알아보도록 하자.
1990년 일본 실업육상팀인 아사히 카세는 자신들의 훈련 경기장의 오픈을 기념하여 5000m 종목 경기를 실시했다. 당초엔 1회성 행사로 끝내려고 했지만 출전선수 중 60%가 본인기록을 경신하자 출전한 선수와 감독들이 대회를 계속 해줄 것을 요청하여 경기가 15회인 지금까지 이르게 된 것이다.
하나 특이한 점은 이 대회가 일본 육련이나 지방 육련이 주최한 대회가 아니라 일개(?) 실업팀이 대회를 주최했다는 점이다. 또한 경기가 공인 경기장이 아닌 아사히 카세의 훈련장에서 열린다는 이유로 대회는 9회까지 일본육련의 후원을 받지 못했지만 우수기록의 대거 양산, 일본에서도 좀처럼 보기 드문 20,000 명의 관중 등으로 일본 육련은 10회 대회부터 이 대회를 후원하게 된다.
그리고는 한술 더 떠 일본 육련은 골든게임을 벤치마킹, 홋카이도에서 유사한 형태의 대회를 만들게 된다. 이는 실업팀이 주관하는 기록측정 대회로만 간주하고 후원을 하지 않던 자세에서 연맹이 스스로 자신들의 잘못을 인정한 셈이다.
삼성전자 육상단도 그 동안 아프리카 선수의 페이스메이커 활용, 화성 훈련캠프 트랙에서의 경기 기록 인정 요청 등 대한육련에 유사한 요청들을 한 적이 있어 아사히 카세와 동변상련의 감정을 느끼게 된다.
*.主 : 삼성전자 육상단은 대구 유니버시아드 경기장 트랙과 동일한 국제 규격의 트랙을 훈련장으로 자체 보유하고 있지만 인조잔디의 설치,필드종목 장비 미설치로 공인을 받지 못해 트랙 경기기록을 인정할 수 없다는 통보를 대한육련에서 받았다. 삼성도 자체 경기장에서 골든게임과 같은 대회를 개최하려고 하나 15년 전의 아사히 카세의 경우처럼 연맹의 승인을 받기가 어려울 듯 하다.
* 2.관중을 위한 경기를 만들자.
당연히 박빙의 승부를 펼치는 선수와 기록 단축을 목표로 하는 선수들은 바로 옆에서 들리는 관중의 응원에 더욱 힘을 내게 된다. 이런 점이 아마도 매년 40~60%의 출전 선수들이 본인기록을 경신하는데 밑거름이 된 것 같다.관중들은 가족끼리 연인끼리 도시락과 맥주를 마시며 트랙과 스탠드에서 열열히 선수들을 응원한다.
한마디로 골든게임은 딱딱한 경기가 아니라 노베오카시의 축제나 다름없었다.
* 3.일본 마라톤의 힘! 장거리 트랙
그러면 왜 갑자기 삼성전자가 트랙 경기에 관심을 가졌을까? 전문가들도 알다시피 최근의 마라톤은 스피드 시대다. 이제 더 이상 지구력과 끈기, 인내심만으론 아프리카 선수들을 이길 수 없다. 또한 많은 육상인들은 제2, 제3의 이봉주, 황영조의 탄생을 기대하며 요즘의 한국 마라톤 부진을 우려하고 있다.이를 위한 해결책은 선수들이 스피드를 기른 후 마라톤에 입문하는 방법 밖에 없다. 하지만 우리 나라는 군입대 문제와 마라톤 시상금 등의 유혹으로 5000m, 10000m를 skip 하고 대학 3학년만 되면 마라톤 훈련에 뛰어드는 구조적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
우리는 2000년 이봉주가 시드니의 좌절을 딛고 2위를 기록한 후쿠오카마라톤을 기억하고 있다. 하지만 그 경기에서 더욱 놀랐던 것은 마라톤 첫 도전인 일본의 후지타가 2시간6분51초의 당시 아시아 기록으로 우승을 했던 사실이었다.
어떻게 첫 도전에서 6분대를......
이유는 간단하다. 그의 당시 10000m 기록이 28분19초였기 때문이다.(한국기록은 18년 전 수립된 28분30초) 스피드와 접목된 거리주 훈련으로 마라톤 첫 도전에서 대기록을 수립한 것이다. 이런 사례는 일본에선 얼마든지 확인할 수 있다.
국내의 지영준선수(코오롱)도 이미 2000년 부산아시안 게임 5000m에서 13분56초, 10000m에서 29분15초를 달릴 만큼 스피드가 있었기 때문에 2시간8~9분대를 3차례나 달릴 수 있었다는 것이 정설이다.
그만큼 5000m, 10000m 는 마라톤을 목표로 하는 선수들에겐 중요하다. 우리도 이젠 이점을 깨달아 대학과 실업 모두에서 장거리 트랙과 역전경기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더 이상 트랙이 마라톤 훈련 도중 그냥 한 번 나가 보는 대회로 치부돼서는 안 된다. 진정한 트랙 훈련을 통한 기록 향상이 한국 마라톤 발전의 밑거름이라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 이번 골든게임 남자 5000m에서 신영근선수가 수립한 최근 5년 간 한국 역대 2위의 기록인 14분03초86은 전체 287명의 출전 선수 중 69위였다. 또한 17년 동안 깨지지 않고 있는 백승도 코치의 한국기록 13분50초35 보다 빨리 골인한 일본선수가 무려 17명 이나 됐다. 언제까지 한국 장거리의 침체를 선수부족 때문이라고만 할 것인가? 일본이 우리 보다 17배나 선수가 많지는 않다.
이번 골든게임의 결과는 한국 장거리 육상의 현주소를 정확히 보여 주는 지표라고 할 수 있다.
* 4.아사히 카세 육상부와 삼성전자 육상단
아사히 카세와 삼성전자 육상단은 여러 가지 공통점이 많은 육상 클럽이다. 특이하게 회사 사업장 내에 트랙과 숙소를 보유하고 있고 남,녀마라톤팀을 함께 운영한다는 점도 공통점이다.일본 최고의 전통명문 아사히 카세 육상단과 신흥 명문팀으로의 도약을 꿈꾸는 한국의 삼성전자 육상단을 비교해 보며 그들을 능가할 실력연마를 다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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