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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상반기 세계마라톤 결산
게시일 : 2017-07-10 | 조회수 : 18,652
2년마다 열리는 세계육상선수권이 올해 8월 런던에게 개최된다. 아직 대회까지는 2개월이 넘게 남았지만 벌써부터 세계 육상팬들은 런던에서 펼쳐질 스타들의 열띤 경쟁을 기대하고 있다. 올시즌 상반기 세계 곳곳에서 열린 마라톤대회 결과를 정리하고 런던 세계육상선수권에서 우승을 다툴 특급 마라토너들의 면면을 살펴보도록 하겠다.
<남자마라톤> 갈수록 심해지는 케냐, 에티오피아의 장벽, 일본의 선전
2010년 이후 케냐, 에티오피아의 마라톤 독점현상이 점점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올해에도 주요 마라톤대회 우승은 물론 상위권을 두 국가의 선수들이 휩쓸고 있다. 상반기 남자마라톤 기록랭킹 20위 이내에는 모두 케냐와 에티오피아 선수들이고, 50위 이내로 확대해 봐야 우간다, 에리트레아, 일본 선수가 한 명씩 포함돼 있을 뿐이다.
케냐, 에티오피아를 비롯한 아프리카 선수들이 세계랭킹 100위권을 거의 모두 차지하고 있지만, 2시간8분22초를 기록한 히로토 이노우에를 비롯해 2시간8~9분대 기록으로 100위 이내에 6명의 선수가 포함된 일본의 선전도 눈에 띈다.
세계 각국이 케냐와 에티오피아 선수들의 기록경신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엘리트 마라톤 선수 육성에 애를 먹고 있지만, 일본만큼은 폭넓은 저변, 연맹과 기업들의 꾸준한 투자를 바탕으로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다. 일본의 이런 모습은 세계 정상급 선수들을 많이 배출했던 한국, 스페인, 이탈리아 등 과거 마라톤 강국들에게는 부러움의 대상이다.
□ 2017년 남자마라톤 기록랭킹 10걸 (6월30일 현재)
랭킹 |
기록 |
선수명 |
국적 |
출생연도 |
대회명 |
대회일자 |
1 |
2:03:58 |
윌슨 킵상 킵로티치 |
케냐 |
1982 |
도쿄마라톤 |
2/26 |
2 |
2:04:11 |
타미랏 톨라 |
에티오피아 |
1991 |
두바이마라톤 |
1/20 |
3 |
2:05:48 |
다니엘 키뉴아 완지루 |
케냐 |
1992 |
런던마라톤 |
4/23 |
4 |
2:05:51 |
기든 킵케모이 킵케터 |
케냐 |
1992 |
도쿄마라톤 |
2/26 |
5 |
2:05:54 |
아모스 초게 키프루토 |
케냐 |
1992 |
서울마라톤 |
3/19 |
6 |
2:05:57 |
케네니사 베켈레 |
에티오피아 |
1982 |
런던마라톤 |
4/23 |
7 |
2:06:03 |
펠릭스 칸디에 |
케냐 |
1987 |
서울마라톤 |
3/19 |
8 |
2:06:04 |
마리우스 키무타이 |
케냐 |
1988 |
로테르담마라톤 |
4/9 |
9 |
2:06:05 |
마크 코리르 |
케냐 |
1985 |
서울마라톤 |
3/19 |
10 |
2:06:07 |
노버트 킵코에치 키겐 |
케냐 |
1993 |
서울마라톤 |
3/19 |
윌슨 킵상 킵로티치는 올해 유일하게 2시간3분대를 기록하며 세계랭킹 1위에 올라있다. 리우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엘리우드 킵초게(케냐)와 현세계기록보유자 데니스 키메토(케냐)의 명성에 약간은 가려져 있지만, 사실 킵로티치는 2010년대를 대표하는 마라토너로 불리기에 손색이 없는 선수다.
2010년 프랑크푸르트마라톤에서 2시간4분57초를 기록하며 마라톤에 데뷔한 킵로티치는 2013년 베를린마라톤에서 2시간3분13초의 세계기록을 수립했으며, 데뷔 이후 올해까지 8년째 매년 빠짐없이 2시간3~4분대를 기록해 아프리카 선수로는 드물게 꾸준함을 보이고 있다. 2012년 런던올림픽 동메달, 2015년 베이징세계육상 기권으로 메이저대회 우승과는 인연이 없었지만, 올해 세계육상선수권에 출전한다면 금메달에 매우 근접하다고 볼 수 있다.
올시즌 세계랭킹 2위부터 5위까지는 20대 중반의 어린 선수들이 자리하고 있는데, 4명의 선수 모두 이전까지 무명에 가까웠지만 올해 런던, 두바이, 서울 등 큰 규모의 국제 마라톤대회에서 좋은 기록으로 우승과 준우승을 차지했다.
6위에 오른 케네니사 베켈레의 행보도 매우 흥미롭다. 10000m에서 올림픽 2연패, 세계선수권 4연패를 달성하며 장거리 트랙의 황제로 군림했던 베켈레는 많은 관심을 받으며 2014년 마라톤 선수로 전향해 2시간5분대를 기록했으나 기대에는 못 미쳤다는 평가를 받았다. 절치부심한 그는 지난해 베를린마라톤에서 2시간3분3초의 세계 역대 2위의 기록을 수립해 자존심을 회복했고, 올해 세계기록(2시간2분57초) 경신을 자신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마라톤대회 결과에서 하나 더 주목할 점은 도쿄마라톤, 서울국제마라톤에서 좋은 기록이 많이 나왔다는 점이다. 과거 상반기에 빠른 기록들은 런던, 두바이, 로테르담 대회가 대부분이었는데, 도쿄와 서울국제마라톤이 특급 선수들을 대거 초청해 대회의 수준을 높이면서 세계 정상급 대회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됐다.
공식기록으로 인정되지 않아 위의 표에는 제외됐지만, 사실 올해 마라톤 최고기록은 엘리우드 킵초게(케냐)의 2시간26초다. 세계최고기록보다 2분 넘게 빠르지만 이 기록은 IAAF(국제육상경기연맹)으로부터 인정을 받지 못했다.
나이키가 마라톤 2시간 벽을 깨기 위해 특별이벤트로 마련한 경기는 2명의 페이스 메이커가 레이스 중반에 투입됐고, 선수가 급수대에서 음료를 직접 집어 들어야 하는 IAAF 규정과 달리 모터자전거로 음료를 제공했기 때문에 킵초게의 기록은 비공인기록으로 남게 됐다. 그러나 이 경기는 올해 상반기 어느 마라톤대회보다 세계 육상팬들의 관심을 많이 받았다.
<여자마라톤> 기록경신 재점화, 2시간20분 이내 기록 3명
세계 여자마라톤의 황금기는 폴라 레드클립(영국, 2시간15분25초), 캐서린 데레바(케냐, 2시간18분47초), 노구치 미즈키(일본, 2시간19분12초)가 활약하던 2000년대 초반이었다. 세 선수는 서로 경쟁하며 당시에는 여자마라톤은 절대 넘기 어렵다고 했던 2시간20분의 벽을 잇따라 무너뜨렸다.
이후 여자마라톤의 기록경쟁은 가속화됐고, 중국 선수들까지 약진하면서 많은 선수들이 2시간20분의 벽을 넘어섰지만 위의 세 선수의 기록을 넘어서진 못했다. 그런데 올해 런던마라톤에서 2명의 선수가 2시간17분대를 기록하며 잠시 식었던 여자마라톤의 기록경신 경쟁에 다시 불이 붙었다.
□ 2017년 여자마라톤 기록랭킹 10걸 (6월30일 현재)
랭킹 |
기록 |
선수명 |
국적 |
출생연도 |
대회명 |
대회일자 |
1 |
2:17:01 |
마리 케이타니 |
케냐 |
1982 |
런던마라톤 |
4/23 |
2 |
2:17:56 |
티루네시 디바바 |
에티오피아 |
1985 |
런던마라톤 |
4/23 |
3 |
2:19:47 |
사라 쳅치르치르 |
케냐 |
1984 |
도쿄마라톤 |
2/26 |
4 |
2:20:55 |
체로티치 리오노리포 |
케냐 |
1993 |
파리마라톤 |
4/9 |
5 |
2:20:59 |
제루토 바루소시오 |
케냐 |
1983 |
파리마라톤 |
4/9 |
6 |
2:21:17 |
에우니세 키르와 |
바레인 |
1984 |
나고야마라톤 |
3/12 |
7 |
2:21:19 |
버하네 디바바 |
에티오피아 |
1993 |
도쿄마라톤 |
2/26 |
8 |
2:21:22 |
플로메나 다니엘 |
케냐 |
1982 |
파리마라톤 |
4/9 |
9 |
2:21:36 |
안도 유카 |
일본 |
1994 |
나고야마라톤 |
3/12 |
10 |
2:21:37 |
비실린 젭케소 |
케냐 |
1989 |
파리마라톤 |
4/9 |
런던마라톤에서 마리 케이타니가 기록한 2시간17분01초와 티루네시 디바바의 2시간17분56초는 역대 여자마라톤 2위, 3위의 기록으로 두 선수의 앞에는 폴라 레드클립의 세계최고기록(2시간15분25초)만이 남아있다. 두 선수는 하프지점까지 세계기록보다 빠른 페이스로 달렸지만 페이스메이커가 빠진 30km 이후 속도가 늦어져 아쉽게 세계기록 경신에는 실패했다.
2009년 세계하프마라톤선수권 우승으로 주목받기 시작한 케이타니는 2010년 뉴욕마라톤에서 3위로 마라톤에 데뷔한 후 2011년, 2012년 런던마라톤에서 2회 연속 우승을 차지하며 전성기를 맞이했다. 당시 기록도 2시간19분19초, 2시간18분37초로 2년간 세계랭킹 1위 자리를 지켰다. 그러나 금메달을 기대했던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4위에 그친 후 슬럼프를 겪으며 2시간20분을 넘지 못했지만 올해 기록을 앞당기며 세계 최강의 자리를 되찾았다.
런던마라톤에서 중반에 복통으로 잠시 페이스를 잃어 세계기록경신과 우승을 모두 놓친 티루네시 디바바는 육상전문가들이 여자마라톤 세계기록을 경신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선수로 지목하고 있다. 5000m 세계기록(14분11초15)보유자로 5000m와 10000m에서 올림픽 금메달 3개, 세계선수권 금메달 5개를 따내며 역사상 가장 뛰어난 장거리트랙 선수로 꼽히는 디바바는 올해 런던마라톤이 생애 2번째 마라톤 출전으로 앞으로 마라톤에 집중한다면 충분히 더 좋은 기록을 낼 것으로 보인다.
케냐 출신의 바레인 마라토너 에우니세 키르와는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금메달로 한국 팬들에게도 낯익은 선수다. 2012년부터 매년 2시간21분 ~ 22분대의 기록을 꾸준히 기록하며 세계랭킹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으며 지난해 리우올림픽에서는 은메달을 차지할 정도로 큰 경기에도 강해 올해 세계육상선수권에서도 좋은 성적이 기대된다.
일본 여자마라톤은 오랜만에 대형 신인이 등장해 다시 한 번 세계정상을 노리고 있다. 올해 23세의 안도 유카는 마라톤 데뷔전인 나고야마라톤에서 2시간21분36초를 기록했는데, 이는 2005년 노구치 미즈키가 일본최고기록(2시간19분12초)을 수립한 이후 가장 빠른 일본 기록이다.
일본은 안도 유카를 포함해 6명의 선수가 올시즌 세계랭킹 50위 안에 이름을 올려 케냐, 에티오피아와 함께 여자마라톤 3강의 자리를 확고히 하고 있다.
한국 선수로는 여자마라톤 김성은 선수가 2시간32분20초로 세계랭킹 147위, 남자마라톤 유승엽 선수가 2시간14분01초로 267위에 있어 세계 정상과는 격차가 크다. 우리와 비슷한 신체조건인 일본 선수들의 선전은 한국 마라톤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한국 마라톤의 분발이 더욱 요구되고 있다.
- 다음글 | 마지막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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