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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섹션

아시아 고지훈련의 메카, 쿤밍에 가다!

게시일 : 2013-06-24 | 조회수 : 15,496

지난 6월7일(금) 남자장거리팀 세 명의 선수가 중국 쿤밍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2008년 이후 한동안 중단했던 고지훈련을 5년만에 재개하기로 한 삼성전자 육상단은 7월초 일본 트랙경기에서 10000m 한국기록경신을 노리고있는  백승호 선수와

스피드에 강점이 있는 김 민, 권영솔 선수를 올해 우선적으로 고지훈련 대상에 포함시켜 그 결과를 점검하고, 향후 고지훈련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다양한 훈련 프로그램을 진행할 계획이다.

 

이번 포커스섹션에서는 마라톤에 관심있는 사람들이라면 한 번쯤은 들어봤을 고지훈련의 기본적인 이론과 세계의 유명

고지훈련지, 그리고 삼성전자 육상단의 새로운 훈련캠프 쿤밍 해경기지에 대해 소개하겠다.

 

#. 사진1 : 쿤밍 해경기지 정문 앞에서 포즈를 취한 선수단(왼쪽부터 고정원 코치, 백승호, 김 민, 권영솔)

 

1. 고지훈련이란?

 

고지훈련에 대한 과학적인 관심은 1968년 멕시코시티올림픽에서부터 시작되었다는 것이 정설이다. 해발2300m에 위치한

멕시코시티에서 경기에 임한 선수들은 부족한 산소와 낮은 기압에 적응하는데 애를 먹었고, 많은 경기에서 의외의 결과가

나왔다. 1960년 로마, 1964년 도쿄올림픽 남자마라톤을 연이어 우승하고 올림픽 3연패에 도전한 전설적인 마라토너 아베베

비킬라가 레이스를 마치지 못하고 기권한 것도 수많은 이변 중 하나다.

 

멕시코시티올림픽이 끝나고 미국과 유럽 등 스포츠 진국들은 고지에서의 신체와 운동능력의 변화에 대한 본격적인

연구를 시작했는데 지금까지 밝혀진 내용들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고지에서의 신체변화]
(1) 폐환기량 : 저산소에 대한 신체대응으로 환기량(폐에 유입/유출되는 공기량)이 증가하고 이에 따라 심박수도 증가함.
(2) 수분손실 : 건조한 공기와 환기량 증가에 따라 폐의 수분 불감손실량이 증가되어 격렬한 운동시 쉽게 탈수상태가 됨.
(3) 피로도   : 산소섭취량의 감소에 따른 신체피로도가 높아지고, 회복력이 감소됨.
(4) 식욕감소 : 태양노출량이 높아 정도에 따라 화상의 위험이 있고 식욕이 떨어짐.
(5) 기타증상 : 이외에도 저산소증에 의한 뇌혈관확장으로 두통, 어지러움, 불면증 등 다양한 증상이 발견됨.
                     
위와 같이 운동에는 부적합한 환경에서의 훈련이 왜 효과적일까? 그것의 해답은 바로 인체의 적응력이다. 고지에서의 저압·저산소 환경은 이렇게 신체기능을 저하시킴에도 불구하고 인간의 몸은 이런 상태에서의 힘든 훈련에 적응하게 되고, 이런 적응과정을 거치면 결국 운동능력과 관계된 여러 신체기능들이 향상된다는 것이 고지훈련 이론의 핵심이다.

 

그럼 고지훈련을 통해 선수들의 어떤 신체기능이 향상되는 것일까? 가장 대표적인 효과는 혈액의 산소운반능력을 좌우하는 헤모글로빈의 양이 많아지는 것을 들 수 있다. 이와 더불어 혈관과 근육사이의 산소운반을 담당하는 미오글로빈의 수치도 높아지기 때문에 체내의 산소공급체계가 훨씬 효율적으로 작동하게 된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1700m 이상 고지에서의 3주

이상 운동은 헤모글로빈을 10 ~ 12 증가시킨다고 한다.

 

또한, 폐환기량과 심박수 증가상태를 극복하면서 자연스럽게 심폐기능의 향상을 꾀할 수 있다. 고지 적응 초기 폐환기량은 40~100 증가하는데 혈액의 산소운반능력이 높아지면서 환기량은 점차 정상으로 돌아가지만 적응과정에서 폐의 운동능력이 높아진다.

 

# 사진2 : 가벼운 조깅으로 고지환경에 적응하고 있는 백승호(왼쪽), 김 민 선수

 

심리적인 측면에서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는 주장도 많다. 선수는 육체적으로 힘든 시기를 극복하고, 적응과 단련의 과정을

통해 본인의 신체능력 변화를 인지함으로써 의식적 또는 무의식적으로 가졌던 한계기록을 뛰어넘을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된다.

 

신체기능을 강화시키기 위해 인위적으로 혹독한 환경을 강요하는 고지훈련이 꼭 성공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해발고도, 훈련기간과 강도, 경기력 지속기간 등 많은 변수들에 대한 정답은 없지만, 그 동안 수많은 성공과 실패 례를 분석하고

선수의 몸상태를 정확히 판단해 상황에 맞는 적절한 훈련 프로그램을 진행해야 성공확률을 높일 수 있다.


2. 세계의 유명 고지훈련지

 

1990년대 초반 세계 여자장거리를 휩쓴 '마군단'이라고 불린 중국 선수들의 훈련장소가 훈련장소가 해발 1800m 고지인 쿤밍으로 알려지고, 케냐, 에티오피아, 멕시코의 고지대 출신 선수들이 세계 마라톤에서 최강자로 떠오르면서 고지훈련에 대한 관심은 한층 높아졌다. 많은 선수들이 고지대를 찾아 훈련을 시작하면서 적합한 고도와 기후를 가진 도시들에 훈련센터가 들어섰다.

 

마라톤 왕국 케냐는 2300m에 위치한 엘도렛에 훈련기지가 있으며, 유럽지역에는 알프스 지방과 불가리아, 스페인 산악

지역에 육상과 수영을 위한 최첨단 고지훈련시설이 갖춰져 있다. 미국은 볼더와 앨버커기가 고지훈련지로 유명하고, 중

쿤밍은 아시아에서 가장 유명한 고지훈련지다. 이 밖에도 멕시코, 남아공 등 세계 곳곳에 고지훈련지가 많이 있는데, 가장

널리 알려진 훈련지 세 곳을 소개하겠다.

 

(1) 알프스의 휴양지 생모리츠

스위스 남동부 알프스산맥 해발 1850m에 위치한 작은 도시 생모리츠는 두 번의 동계올림픽을 개최한 유럽 동계스포츠의

중심이며, 수려한 경관으로 오래전부터 유럽 상류층의 휴양지로 각광받은 세계적인 관광지다.

 

마라톤을 위한 훈련시설로는 4.3km 길이의 생모리츠 호수 주변의 조깅코스, 영국의 전설적인 육상선수 세바스찬 코가 훈련했던 코르크 재질의 러닝코스, 2km가 넘은 각종 하이킹 코스들이 있으며, 트랙과 웨이트시설도 훌륭하다.

 

2004년 아테네올림픽 남녀마라톤 금메달리스트인 스테파노 발디니(이탈리아)와 노구치 미즈키(일본)가 올림픽 직전 훈련

했던 장소이며, 당시 이봉주 선수도 여기서 올림픽을 준비했다. 2009년 베를린세계육상선수권에 출전한 한국 마라톤 대표

팀도 훈련했던 장소로 한국에게도 낯설지 않은 훈련지다. 다만, 부유한 사람들이 많이 찾는 휴양지라서 물가가 비싸다는

것이 흠이다.

 

#. 사진3 : 2004년 아테네올림픽을 준비하기 위해 생모리츠를 찾은 이봉주, 이명승 선수

 

(2) 러너들의 천국 볼더

미국 콜로라도주 덴버에서 북서쪽으로 48km 거리에 있는 볼더는 로키산맥의 끝자락에 자리잡고 있다. 근처에 루스벨트국립삼림지, 로키산 국립공원, 볼더협곡 등의 유명한 관광지도 많다. 콜로라도 주립대학이 있어 학원도시로 알려져 있으며, 최근에는 바이오산업의 중심지로 떠오르고 있다.

 

볼더는 육상잡지 '러너스 월드'가 뽑은 세계에서 가장 달리기 좋은 '러너들의 천국'으로 육상선수들에게 필요한 다양한 훈련장소를 제공하고 있다. 1바퀴가 8km나 되는 볼더 호수주변의 흙길, 해발 2500m에 위치한 거리주용 아스팔트 도로, 해발2500~3500m에 걸쳐 있는 크로스컨트리 코스 등 달리는 것과 관련된 모든 종류의 훈련이 가능하다.

 

볼더에는 완벽한 환경에서의 훈련을 원하는 세계 유명 마라토너들이 총집결하는 곳으로 2000년 시드니올림픽 여자마라톤 우승자 다카하시 나오코(일본)가 장기간 훈련을 계속했는데, 그녀의 스승인 고이데 감독은 훈련을 위해 볼더에 집을 소유

하고 있을 정도다. 이외에도 리디아 시몬(루마니아, 2001년 세계육상선수권 여자마라톤 금메달), 마크 플래처스(미국, 1993년 세계육상선수권 남자마라톤 금메달) 등 전현직 마라토너들이 볼더에 집을 소유하고 장기간 머물고 있다.

 

(3) 고지훈련의 고전(古典) 앨버커키

1706년에 에스파냐인들에 의해 건설되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도시 중 하나이며, 뉴멕시코주에서 가장 큰 도시인 앨버커키는 농업,목축의 중심지이자 공기가 맑아 옛날부터 폐결핵 환자들의 요양지로 알려져 있다.

 

한때 미주지역 고지훈련의 중심이었던 멕시코 고원지대가 치안문제로 외국선수들이 발길이 뜸해지자 대안으로 각광받은 곳이 앨버커키인데, 1990년대에는 일본 선수들이 많이 찾았지만 이 곳 역시 히스패닉이 많은 도시의 특성상 치안이 불안

하다는 이유로 현재는 볼더에 비해 찾는 선수가 적은 편이다.

 

아스팔트와 흙길이 나란히 붙어있는 20km 거리의 리오그란데 로드를 비롯해 해발1800m에 위치한 크로스컨트리코스가
있으며, 시내에서 10분 거리에 위치한 3163m의 샌디아 피크는 산책과 하이킹을 즐길 수 있는 장소다. 겨울엔 스키와 보드,

여름엔 마운틴 바이크 매니아들로 인산인해를 이룬다.

 

# 사진4 : 아스팔트와 흙길이 나란히 뻗어 있는 리오그란데 로드를 달리는 선수들

 

2003년 폴라 래드클리프(영국)이 앨버커키에서 훈련한 후 런던마라톤에서 2시간15분25초의 여자마라톤 세계기록을 수립

했고, 1999년 시카고마라톤에서 역사상 처음으로 2시간6분대 벽을 깨고 2시간5분42초를 기록한 칼리드 하누치(모로코)가

훈련한 장소 역시 앨버커키다.


3. 삼성전자 육상단의 고지훈련캠프 쿤밍 해경기지

 

중국 쿤밍은 앞에서 소개된 생모리츠, 볼더, 앨버커키 못지 않게 세계적으로 유명한 고지훈련 장소다. 특히, 지리적으로

가까운 한국과 일본 선수들이 많이 찾고 있으며, 스포츠 초강국으로 떠오른 중국이 육상, 수영, 사이클 등 지구력이 중요한

종목들을 위해 각종 체육기반시설을 집중 투자하고 있다.

 

쿤밍은 중국 서남부에 위치한 윈난성의 중심도시로 해발 1800m의 고원도시다. 역사적으로 동남아시아와 히말라야, 중국

내륙을 연결하는 교통의 중심지이며, 사계절 내내 기후가 온화하고 절경이 많아 관광지로도 이름이 높다. 쿤밍의 흙은

붉은색을 띄는데 토양에 철분이 많기 때문이며, 차의 경작에 좋아 예로부터 보이차의 산지로 유명하다. 훈련장소로는 중국

경보팀의 주 훈련장소인 첸공기지와 복합체육센터인 해경기지가 있다. 삼성전자 육상단은 이전까지 첸공기지에서 훈련을

실시해 왔지만, 시설 노후화와 근처의 잦은 건설공사로 인한 공기오염 등의 문제가 있어 올해는 해경기지로 훈련캠프를

변경했다.

 

쿤밍 서쪽에는 둘레가 170km에 이르는 진지(?池)라는 큰 호수가 있는데, 해경기지는 호수 북동쪽에 위치해 있다. 주변에

숲이 우거지고 골프장이 여러 개 들어서 있는 이 지역은 쿤밍 내에서 부유한 사람들이 모여 사는 곳으로 공기가 깨끗하고,

도로가 잘 정비되어 있어 비교적 쾌적한 환경이다.

 

해경기지는 총 16개의 축구장을 비롯해 육상트랙, 실내수영장, 체육관 등을 갖춰 세계 어느 훈련센터 못지 않은 규모를 자랑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해외 스포츠팀 유치를 위해 숙소와 식당도 깨끗한 건물로 신축했다. 그래서인지 한국은 물론 일본의 육상, 축구, 수영, 배구 등 다양한 스포츠팀들이 방문이 점점 늘어나는 추세라고 한다.

 

기지 외곽에는 가로수가 우거진 한적한 아스팔트 도로와 호수 주변을 따라 흙길이 조성돼 있어 조깅코스로 활용이 가능

하다. 또한, 근처에 있는 쿤밍대학에도 트랙과 조깅코스가 갖춰져 있다. 다만, 적당한 크로스컨트리 코스가 없어 장기간의

마라톤 훈련을 하기에는 약간 부족한 점이 있다.

 

# 사진 5 : 해경기지 정문 앞 도로와 숙소에서 바라본 축구장 전경

 

필자는 이번에 삼성전자 육상단 남자장거리팀 훈련에 동행해 해경기지에서 함께 3박4일간 생활해 보았다. 해발 1800m의

고지생활이 일반인인 내 신체에 미치는 영향은 거의 인식하지 못했다. 흔히 느낄 수 있다는 피로감이나 식욕감퇴는 없었고,

단지 야외에 나갔을 때 피부가 따갑고 눈이 피곤할 정도로 햇빛이 강하다는 생각은 들었다.

 

선수들은 쿤밍 도착 후 4일간 가벼운 조깅으로 컨디션을 조절했다. 첫 훈련에서는 고정원 코치의 지시에 따라 수들이

페이스를 극도로 자제하는 모습이었다. 둘째 날은 필자도 트랙을 달려보았다. 평소 운동을 많이 하진 않지만 가끔씩

3~40분 정도의 조깅을 하곤 했는데, 여기서는 5분도 되지 않아 숨이 차서 달리는 것을 포기하고 워킹으로 짧게 운동을

마무리했다. 일상생활에선 크게 느끼지 못했던 고지에서의 신체변화(?)를 체험한 순간이었다.

 

선수단은 아침,점심,저녁 세 끼 모두 해경기지에서 뷔페식으로 제공하는 음식을 먹는다. 한국에서 가져온 밑반찬도 있고,

일주일에 한 두 번 시내에 있는 한식식당을 찾기도 하지만 기본적인 식사는 모두 해경기지 내에서 해결한다. 가격은 1끼에

$9 인데 한국 선수단이 와서인지 김치도 제공하고, 제법 매콤한 음식들이 많이 있다.

 

훈련시설, 숙소, 식당 등 훈련 기지의 전반적인 시설과 서비스는 대체적으로 만족스러웠다. 한가지 아쉬운 점은 사우나

시설이 없다는 것이다. 선수들은 운동 후 사우나에서 땀을 빼거나 냉온탕욕으로 근육을 이완시키는데 사우나와 대형 목욕

시설이 없어 아쉬움이 있다.


필자는 4일 후 다시 한국으로 돌아왔지만 훈련 2주차에 접어든 지금 선수들은 점차 훈련 강도를 높이며 하루하루 힘든

상황을 이겨내고 있다. 그들의 몸에는 지금 어떤 변화가 진행되고 있을까? 그리고 3주가 지나고 7월초 일본 트랙대회에

나가는 선수들은 얼마나 강한 신체로 경기에 임할 수 있을까?

 

2008년 이후 5년만에 재개된 삼성전자 육상단의 고지훈련. 이번 훈련에 참여한 김 민, 백승호, 권영솔 선수의 성과는 앞으로 선수단의 고지훈련 방향을 결정하는데 있어 중요한 지침이 될 것이다. 황규훈 감독은 최근 중국 육상팀의 고지훈련지로

각광받고 있는 해발 2400m에 위치한 리장의 훈련시설을 둘러보며 벌써부터 다음 행보를 준비하고 있다. 이번 훈련을 시작

으로 삼성전자 육상단이 고지훈련의 성공적인 케이스를 계속해서 만들어 나가는 팀으로 발전하길 바란다.

 

삼성전자 육상단 홍창표 과장(cp007.hong@samsungrunn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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