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영역
포커스섹션
외국인 지도자의 현주소 및 과제
게시일 : 2006-09-16 | 조회수 : 12,685
* 외국인 지도자의 현주소 및 과제
2002년과 2006년 월드컵에서 히딩크와 아드보카트 신드롬이 일 정도로 외국인 지도자에 대한 관심이 크게 일어났던 것처럼 육상계도 최근 외국인 지도자들이 대거 한국에서 지도의 열정을 쏟고 있다. 이들의 활약상과 앞으로의 과제에 대해 살펴본다.* 1. 외국인 지도자 소개
이들 지도자들의 국적만큼이나 지도 종목도 다양하다. 무라오,나가타 두 명의 지도자는 마라톤을 포함한 장거리 종목을, 미야카와는 단거리, 보단은 경보, 에사는 창던지기로 한국이 비교적 강점을 보이고 있는 종목이자 전략적으로 육성하는 종목들에 포진해 있다. 먼저 이들의 경력을 살펴보자.삼성전자 트랙팀을 지도하고 있는 무라오 수석코치.
1987년 세계선수권 마라톤 금메달리스트 더글라스 와키우리(케냐)를 지도했으며 1991년부터 8년간 일본 실업팀 NEC의 감독을 역임했다. 그 이후론 일본 육상경기연맹의 강화위원회와 기획정보부 등에서 일하며 일본 대표팀과 함께 다수의 국제대회에 출전해 국제 감각과 영어 구사에도 능통하다. 2005년 2월 삼성전자 육상단에 합류했다.
대표팀과 삼성전자에서 한국 경보를 3년째 지도하고 있는 보단 수석코치.
1980년 모스크바 올림픽 경보 20km 폴란드 대표를 지냈으며 폴란드 국가대표팀 코치, 2000년 시드니올림픽 미국대표팀, 2004년 아테네올림픽 한국대표팀을 지도했다. 선수로서 지도자로서 굵직한 대회들에 참가하며 쌓은 경험과 국제흐름을 읽는데 능통하다. 2005년 3월 삼성전자 육상단에 합류했다.
코오롱 마라톤팀의 부활을 위해 전격 영입한 나가타 감독.
1992년 바르셀로나올림픽, 1997년 아테네세계육상선수권대회 여자마라톤에서 4위의 성적을 올렸다. 일본 실업팀 교세라, 덴소 팀을 지도했으며 2005년 8월 코오롱 팀에 부임했다.
* 2. 외국인 지도자들의 성과
이들 외국인 지도자들이 선수들의 특성을 파악하고 한국 생활에 적응해 나감에 따라 선수들의 경기력도 향상되고 있다. 눈에 띠게 기록향상을 보이고 있는 종목은 5000m 종목이다.불과 몇 년 전에만 해도 남자 5000m에서 13분대를 기록한 선수가 단 한 명 뿐이었지만 지금은 8명의 13분대 선수를 보유하게 됐다. 스피드 마라톤 시대에 5000m의 13분대의 의미는 이제 막 마라톤을 시작할 수 있는 최소한의 자격요건을 의미하지만 불과 2~3년 사이 이와 같은 발전을 거듭한 데는 외국인 지도자들의 기여가 컸다.
무라오 수석코치의 체계적, 과학적 훈련을 받은 삼성전자 육상단의 허장규,이두행,신영근선수가 13분대 클럽에 가입했고 코오롱의 나가타 감독의 지도를 받은 지영준,유승호선수도 역시 13분대를 기록해 8명 중 무려 5명이 이들 일본인 지도자들에게 지도를 받고 있다. 특히 지영준은 최근 19년만에 5000m 한국기록을 갈아치워 육상인들을 흥분케 하고 있다.
* 3. 국내 지도자들도 변해야 한다
필자는 비경기인 출신으로 국내 지도자들과 외국인 지도자들을 비교적 편견 없이 바라볼 수 있는 위치에 있다. 그런 관점에서 볼 때 국내지도자들에게 많은 실망감을 느끼게 된다. 최고의 인기종목인 축구의 히딩크도 오대영 감독이라는 비난을 들으며 지도능력에 문제가 있다는 비난을 들어야 했고 본프레레도 한국인 코치들 때문에 감독의 역할을 수행할 수 없었다고 이야기 한 것을 우리는 익히 알고 있다. 육상의 현실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나보다 잘 나지도 않은걸" "저 지도법! 다 아는거 아냐" "아니 왜 저런 훈련을 시키지" 등등...
외국인 지도자가 자신의 능력을 펼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지지 않는다는 게 가장 큰 문제다. 그들이 옴으로써 국내 지도자들이 자신의 입지를 걱정하고 배타적인 시야를 갖는 모습은 매우 실망스럽다.
왜 그들의 선진기술을 배워 내 것으로 소화하고, 자신의 지도능력을 향상시키려고 노력하지 않는지 안타깝기까지 하다. 물론 그렇지 않은 지도자들도 있다. 하지만 대다수가 부정적이라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외국의 여러 지도자들과 연맹관계자들을 만나 필자가 자주 듣는 말 중의 하나가 "좋은 선수 보단 좋은 지도자를 육성하는 것이 장기적인 육상발전에 도움이 된다" 는 말이다. 즉 좋은 선수는 보통의 지도자를 만나도 우수한 성적을 낼 수 있지만 좋은 지도자를 보유하고 있으면 묻혀서 사라질 수 있는 선수나 내재된 잠재력이 있는 선수를 발굴하여 훌륭한 선수로 육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관점에서 국내지도자들은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일부 대학과 실업팀 지도자들이 여러 가지 과학적 지도방법을 도입하고 있지만 대다수 팀들은 이런 과학적, 체계적 훈련 방법이나 선진기술을 접목하지 못하고 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각 팀의 자발적인 노력도 필요하겠지만 대한육상경기연맹 차원에서 지도자들의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해야 할 것이다.
* 4. 외국인 지도자들의 향후 과제
- 다음글 | 마라톤 강국 일본, 남자마라톤 분석
- 이전글 | 한국 마라톤 희망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