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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세계 마라톤 결산과 2012년 전망

게시일 : 2012-01-11 | 조회수 : 11,309

2011년은 대구세계육상선수권 개최, 남자마라톤 세계기록경신, 베이징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의 죽음 등 한국은 물론 세계인의 이목을 집중시켰던 많은 일들이 있었던 해이기도 하다. 세계 마라톤계를 뜨겁게 달궜던 이슈들을 정리해보면서 2011년을 되돌아 보고 런던올림픽이 열리는 2012년을 전망해 본다.

 


1. 남자마라톤 : 케냐 독점시대, 그리고 세계기록경신

 

이쯤되면 케냐선수들은 따로 경기를 해야 하는게 아닌지 모르겠다. 실제로 국제대회에서
마주치는 마라톤 지도자들과 에이전트들 사이에서는 마라톤에서 케냐선수들과 다른 국가
선수들의 순위를 따로 집계해서 시상하자는 농담이 오고가기도 한다.

 

마라톤 왕국 케냐의 명성은 이미 오래 전부터 시작되었지만 올해 남자마라톤의 결과를 놓고 본다면 세계 마라톤계를 독점했다고 표현할 수 있을 정도로 케냐 선수들의 활약은 대단했다. 그 동안 유일한 대항마였던 에티오피아 마저 이젠 꼬리를 내리고 있는 실정이다.

 


남자마라톤의 케냐 독점현상은 지난해 기록랭킹을 살펴보면 명확히 드러난다. 위의 표에서 알 수 있듯 10위까지 이름을 올린 선수는 모두 케냐 국적이다. 케냐 선수들은 시즌랭킹 20위까지 독식을 했고, 50위(2시간8분1초)까지 범위를 넓히면 케냐 37명, 에티오피아 7명,

에리트레아 2명, 그리고 브라질, 우간다, 바레인, 카타르가 각각 1명씩 포함되었다.

 

2011년 남자마라톤은 기록적인 면에서 비약적인 발전을 이뤘다. 5년 전인 2007년만 해도

2시간4분26초를 기록한 게브르셀라시에를 제외하면 2시간6분~8분대 선수들이 세계

마라톤을 주름잡았었다. 그러나 2008년부터 2시간5분대를 달리는 케냐의 젊은 선수들이

하나 둘 늘어나기 시작했고, 드디어 지난해 패트릭 무쇼키가 2시간4분 벽을 허물고 세계

기록을 다시 썼다. 또한, 세계 육상계는 세계 5대 마라톤대회(보스턴, 런던, 베를린, 시카고,

뉴욕)의 코스기록이 모두 바뀌는 기념비적인 해로 2011년을 기억할 것이다.

 

     #. 사진설명 : 대구세계육상선수권 남자마라톤 스타트 모습.

 

 

케냐 선수들 중에서도 랭킹 1위부터 4위까지인 패트릭 무쇼키, 윌슨 킵로티치, 엠마누엘

무타이, 제프리 무타이는 기록도 뛰어나지만 지난해 출전한 2번의 마라톤대회에서 모두

좋은 기록을 내는 꾸준함까지 겸비했다는 점에서 이전의 아프리카 선수들과는 차별화된

모습을 보인다.

 

패트릭 무쇼키는 런던마라톤에서 2시간5분45초, 윌슨 킵로티치는 오츠마라톤에서 2시간6분13초, 엠마누엘 무타이는 뉴욕마라톤에서 2시간6분28초, 그리고 제프리 무타이는 화제가

된 보스턴 마라톤에서 2시간3분2초(비공인)를 기록했다. 패트릭 무쇼키와 제프리 무타이는

지난 2년간 출전한 4개 대회에서 모두 2시간6분 이내로 달리는 괴력을 뽐내고 있다.

 

2008년 베이징에서 사무엘 완지루의 금메달로 마라톤 올림픽 금메달의 숙원을 이룬 케냐는 올해 런던에서 금,은,동을 모두 휩쓸겠다고 자신하고 있으며, 그 가능성도 상당히 높아

보인다. 얼마 전 케냐 육상연맹이 2012년 런던올림픽 남자마라톤 대표선발 문제로 행복한

고민을 하고 있다는 기사가 보도된 바 있다. 케냐 육상연맹은 세계기록보유자인 패트릭

무쇼키와 세계육상선수권 2연패를 이룬 아벨 키루이에게 2장의 티켓을 줄 예정이며, 나머지

한 자리를 누구에게 배정할지 고민하고 있다고 한다.

 

재미있는 사실은 위에 언급된 케냐 선수들 모두 트랙경기 경험이 거의 없다는 것이다. 이전의 세계기록보유자였던 폴 터갓(케냐)과 게브르셀라시에(에티오피아)가 풍부한 트랙 경기

경험을 바탕으로 마라톤에 입문해 성공을 거둔 것과는 완전히 다른 커리어다. 이는 1990년대

후반부터 정석으로 여겨졌던 트랙과 하프마라톤에서 쌓은 스피드 능력이 마라톤의 성패를

좌우한다는 기존의 마라톤 이론과 배치되는 것으로 앞으로 한국의 지도자들도 새로운 시각

으로 마라톤을 바라봐야 할 필요가 있다.

 

케냐 선수들이 독보적인 실력으로 세계마라톤의 기록향상을 이끌어 온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한 기업의 독점이 전체 경제에는 악영향을 미치듯이 마라톤에서 케냐의 지나친

독점은 타국가 선수들에겐 상대적인 박탈감을 주고 있고, 이로 인해 대다수 국가들의

마라톤 기록은 오히려 뒷걸음질 치고 있다.

 

이런 현상은 결코 세계마라톤의 성장과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으며, 이 때문에 국제육상경기연맹(IAAF)나 언론, 그리고 마라톤에 관계된 주요 인사들 모두가 케냐 이외 국가의 선수,

특히 비아프리카 선수 중에 메이저대회 우승자가 나오길 학수고대하고 있다. 이런 분위기는

선수들에게 있어 엄청난 기회이기도 하다. 만일 한국 선수가 국제대회에서 케냐 선수들을

꺾고 우승한다면 그는 한국은 물론 세계적인 스포츠 영웅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2. 여자마라톤 : 케냐와 에티오피아 양강체제, 쇼부코바의 분전

 

이제 세계 여자마라톤의 판도도 크게 바뀌고 있고 2011년은 그 변화의 물결이 거세지기

시작한 한 해였다. 2010년 이전까지 2시간23분~24분대를 기록한 여자마라톤 선수는 메이저

대회 우승은 물론 쉽게 시즌 세계랭킹 5위 안에 들 수 있었다. 그러나 2010년 2시간25분

이내를 기록한 선수가 21명에 달했고, 2011년에는 39명이 2시간25분 이내로 달렸다.

 

여자마라톤 선수층이 두터워졌고 이에 따라 일류선수들이 많아졌다. 39명의 선수 대부분이 케냐와 에티오피아 선수들이라는 것은 여자마라톤에서도 아프리카 선수들의 정복이 본격화되고 있다는 걸 의미한다. 이는 일본과 중국이 세계를 호령했던 시대는 지나가고, 한국에게도 기회의 문이 좁아지고 있다는 것을 뜻하기도 한다.

 

 

위의 표에서 알 수 있듯이 2011년 시즌랭킹 상위권은 케냐와 에티오피아 선수들이 휩쓸고

있다. 20위까지 범위를 넓혀도 양국 선수들이 16명이며 러시아, 독일, 미국, 스웨덴 선수가

명씩 포함돼 있다. 전통적인 여자마라톤 강국인 일본과 중국 선수들이 보이지 않은 것이

특이하다.

 

케냐, 에티오피아 선수들의 강세 속에서도 릴리야 쇼부코바(러시아)의 선전은 돋보였다.

쇼부코바는 원래 러시아를 대표하는 중장거리 선수였다. 2006년에는 실내육상 3000m에서

8분27초86의 세계기록을 수립하기도 했고, 2008년 5000m에서 기록한 14분23초75는 아직

까지 유럽최고기록으로 남아있다. 베이징올림픽 5000m에 출전했지만 6위를 차지하며

아쉽게 메달획득에 실패했고, 이후 마라톤 선수로 전향해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다.

 

2009년 4월 런던마라톤에서 3위(2시간24분24초)로 데뷔한 쇼부코바는 그 해 10월 시카고

마라톤에서 우승을 차지한 데 이어 2010년에는 런던, 시카고마라톤을 모두 제패했고,

2011년은 런던에서 2위에 그쳤지만 시카고마라톤에서 또 다시 우승을 차지해 3연패를 달성

했다. 특히, 2011년 시카고에서 기록한 2시간18분20초는 세계 역대2위 기록이다. 9살 된

딸의 엄마이기도 한 쇼부코바는 올해 36세로 나이가 많긴 하지만 현재의 페이스로 봤을 때

런던올림픽에서 가장 강력한 금메달 후보로 볼 수 있다.

 

쇼부코바를 위협하는 선수는 역시 케냐 선수들이다. 케냐 여자마라톤은 대구세계육상선수권에서 금,은,동을 휩쓰는 등 최근 엄청난 상승세를 타고 있다. 그 중에서도 주목해야 할 선수는 지난해 런던마라톤에서 쇼부코바를 꺾고 우승한 마리 케이타니다. 하프마라톤을 주종목으로 했던 선수로 2009년 IAAF세계하프마라톤선수권에서 우승을 차지했었고, 지난해에는 1시간

5분50초의 하프마라톤 세계최고기록을 수립했다.

 

      #. 사진설명 : 대구세계육상선수권에서 금, 은, 동을 차지한 케냐 선수들의 모습.

 

31세의 적지 않은 나이지만 2010년에 마라톤에 데뷔해 마라톤 경력은 짧은 편이다. 그러나 10km 로드레이스와 하프마라톤에서 다져진 스피드가 뛰어나 마라톤 세계기록(2시간15분

25초)을 깰 1순위로 꼽힌다. 지난해 가을 뉴욕마라톤에서 35km까지 세계기록을 능가하는

페이스로 달렸지만 후반까지 빠른 속도를 유지하지 못해 실패했지만 뉴욕마라톤이 난코스임을 감안하면 런던이나 베를린같은 코스에서는 세계기록경신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

 

과연 올해 런던올림픽에서 쇼부코바가 케냐와 에티오피아 선수들을 상대로 어떻게 경기를 펼칠지 기대가 된다. 그리고 세대교체기를 맞이해 주춤하고 있는 일본과 중국이 어떤 카드로 반격에 나설지도 주목된다.

 

지난해 한국은 남녀마라톤 모두 100위에도 들지 못하는 저조한 성적을 기록했다. 다만

희망적인 것은 2시간10분 벽을 돌파한 정진혁(건국대)과 2시간15분대로 마라톤에 데뷔한

백승호(건국대) 등 젊은 선수들이 무럭무럭 자라고 있다는 사실이다. 여자마라톤 역시

김성은, 이숙정(이상 삼성전자) 등 어린 선수들의 성장세가 두드러지고 있어 올해 한국

마라톤은 젊은 선수들이 과연 얼마나 세계수준에 도달할 수 있을지가 가장 큰 과제이자

관심사항이다.

 

홍창표 과장(cp007.hong@sams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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