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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상반기 세계 마라톤 결산
게시일 : 2010-07-13 | 조회수 : 13,716
* 2010년 상반기 세계 마라톤 결산
4년마다 열리는 월드컵축구로 2010년 여름, 한국은 물론 전 세계인의 이목은아프리카의 남쪽 끝 남아공으로 몰렸다. 이제 한국 스포츠는 11월에 펼쳐질
광저우 아시안게임과 내년 대구 세계육상선수권 준비에 박차를 가할 것이다.
2011년에 열리는 가장 큰 스포츠 이벤트를 주최하는 입장에서 이제 한국
국민들이 세계 육상의 흐름과 한국 선수들에 대한 관심을 좀 더 가져 주길
바라며, 2010년 상반기 세계 메이저 마라톤의 결과를 정리해 본다.
* 남자마라톤 : 양강체제를 확고히 한 케냐와 에티오피아
케냐와 에티오피아의 남자마라톤 선수들은 이제 다른 마라토너들에게 공포를 넘어절망감을 안겨 줄 정도로 압도적인 실력을 과시하고 있다. 기록적인 차이도 있지만
2~3년 전까지의 몇몇 선수들이 주름잡던 양상이 아니라 무수히 많은 젊은 신예들이
계속 등장한다는 데서 두 나라의 양강체제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 확실해 보인다.
먼저 상반기 기록랭킹을 살펴보면 케냐 6명, 에티오피아 4명의 선수가 TOP 10을
형성했고, 30위권까지 그 범위를 확대해봐도 모로코 선수 2명을 제외하곤 모두
두 나라의 선수들이다. 세계기록이 경신되진 않았지만 기록수준도 상당하다. 2시간
4분대가 2명, 5분대 5명, 6분대 8명으로 2시간8분대를 기록하기도 쉽지 않은
비아프리카 선수들의 상황을 생각한다면 앞으로 올림픽이나 세계선수권에서 케냐와
에티오피아 선수들을 제치고 금메달을 차지하는 것은 기적일 수 밖에 없다.
세계기록보유자인 하일레 게브르셀라시에가 두바이마라톤에서 2시간 6분 9초로
건재를 과시한 가운데 상반기 메이저대회인 보스턴, 런던, 파리, 로테르담 대회
모두 20대의 싱싱한 건각들이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2시간4분48초의 기록으로
로테르담마라톤 우승과 상반기 랭킹 1위에 오른 패트릭 마카우 무쇼키(케냐)는
25세, 런던마라톤의 체가예 케베데와 파리마라톤의 타데세 톨라(이상 에티오피아)
모두 23세, 보스턴마라톤 우승자 로버트키프로노 체루이요트는 22세에 불과하다.
이들 모두 마라톤 경력이 2~3년 밖에 되지 않고, 짧은 기간 동안 기록이 급성장한
선수들이어서 조만간 세계기록을 경신할 수 있는 유력한 후보군으로 볼 수 있다.
이들뿐만 아니라 여기에 열거하기 힘들 정도로 많은 선수들이 20대 초반부터 2시간
5~6분대의 좋은 기록을 작성하고 있다. 대부분의 선수들이 이미 2~3년간 하프
마라톤과 크로스컨트리대회에서 실력을 검증 받은 선수들이기 때문에 과거에
마라톤에서 한 두 번 좋은 기록을 내고 사라졌던 깜짝 스타들과는 다를 것으로
예상된다.
* 여자마라톤 - 에티오피아의 강세와 러시아 철녀들의 재등장
지난해 이맘때쯤 포커스 섹션에서 상반기 세계마라톤 결산에서 에티오피아의 젊은여자 마라토너들의 약진이 눈에 뛰며, 앞으로의 활약이 더욱 기대된다고 밝힌 바
있다. 예상대로 올해 상반기 에티오피아 여자마라토너들의 성적은 눈부시다. 런던,
보스턴, 파리, 로테르담 4개 메이저 대회 중 런던을 제외한 3개 대회의 우승을
휩쓸었고, 기록랭킹 10걸 중 7자리를 차지했다. 랭킹 11위와 12위도 에티오피아
선수들이다.
더욱 놀라운 것은 많은 선수들이 상반기에만 2개의 대회에 참가해서 모두 좋은
성적을 거두었다는 점이다. 테이바 에르케소(보스턴 우승, 휴스턴 우승), 앗세데
바이사(파리 우승, 샤먼 우승), 아베라 케베데(로테르담 우승, 두바이 2위),
아마네 고베나(서울 우승, 오사카 우승), 헬레나 키르로프(프라하 우승, 두바이
3위) 등 2010년 세계 주요마라톤대회는 모두 에티오피아 여자선수들이 주도했다고
볼 수 있다. 이 선수들 역시 남자와 마찬가지로 20대 초 중반이 대부분이어서
당분간 에티오피아의 초강세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남자와 달리 여자마라톤에서
케냐 선수들이 잘 눈에 띄지 않는 다는 점은 약간 특이하다.
2010년 상반기 여자마라톤에서 하나 더 주목할 만한 것은 러시아 선수들의 대활약
이다. 페트로바와 자카로바로 대표되는 러시아 여자마라톤은 1990년대 말까지
여자마라톤 초강대국이었다. 2000년대에 들어 아프리카 선수들의 진출이 많아지고,
일본과 중국 선수들의 활약이 두드러지며 잠시 세계무대에서 자취를 감췄던 러시아
철녀들이 올해 다시 등장해 새로운 바람을 몰고 오고 있다. 2010년 상반기 세계 마라톤의 주력으로 자리매김한 아프리카의 남자마라톤과
새롭게 부상하고 있는 러시아의 여자 마라톤. 상반기를 주름잡은 선수들이
아프리카와 러시아 선수들이라면 하반기에는 어떤 선수들의 활약을 펼칠까?
11월 중국 광저우에서 열리는 아시안게임에서 아시아 선수들의 눈부신 질주를
기대하며, 대회에서의 선전도 기대해 본다. 그리고 세계에 한 발 다가서기
위해 혼신의 노력을 하고 있는 한국마라톤이 한층 더 발전한 모습을 기다려
본다. 삼성전자 육상단 홍창표 과장(cp007.hong@sams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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